옛부터 팥은 재앙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민가에서 많이 사용했던 잡곡이었다. 새로 이사를 갈 때면 어김없이 팥을 두기도 했고, 좋지 못한 장소나 일이 있었을 때도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는 의미로 팥을 사용했다. 팥고물시루떡 요리법 및 물호박떡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팥고물시루떡 요리법 및 물호박떡 만드는 방법
팥고물시루떡에 대한 유래
시루떡은 증병(餠)이라 하여, 찹쌀이나 멥쌀을 가루로 내어 떡을 안칠 때 켜를 짓고 켜와 켜사이를 고물로 구분하여 찐 떡으로, 고물에 따라 서 팥시루떡, 콩시루떡으로 불리운다. 흔히 멥쌀을 가지고 만들어 이것을 메시루떡이라 하며, 찹쌀을 가지고 만든 것을 차시루떡이라 한다.
고물로는 붉은 팥이나 푸른 팥을 쓰는데, 붉은 팥 은 귀신이 싫어하는 색이라 하여 고사떡에 쓰이고, 푸른 팥은 제사떡이나 잔치떡을 만들 때 쓴다. 시루떡은 豆 易熟厚餠, 붉은 팥시루 떡, 팥편, 팥찰편 등으로 전하는데, 연대미상의 《음 식방문》에 “떡가루 빻아 소금물에 버무려 도드미에 무거리를 손으로 연하여 부비어 치고, 거피고물은 어레미로 쳐서 안치되, 대추를 칼로 씨 바르고 삶은 밤 쪼개어 드문드문 박고 문지른 후, 고물을 뿌려야 켜가 고르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1849년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우리 풍속에 정월의 첫 말날(午日)에 증도신이라 하여 시루떡(甑餠)을 쪄, 일년 내내 무사태안을 비는 고사를 지냈는데, 이 때에는 붉은 팥시루떡을 두툼한 켜로 찌고, 돼지머리 삶은 것, 북어, 정화수 등을 장소에 따라 구별하여 놓았다."고 한다. 붉은 팥고물시루떡은 추수를 끝낸 후, 10월 상달 에 집안이 모두 편안하기를 기원하거나, 또는 부락 의 조상신(祖上神)이나 수호신, 그 부락만의 연중무 병과 평온무사 및 풍년을 빌던 등신제 때 켜를 두툼하게 하여 만들어 해먹던 전통이 깃들인 떡이다.
시루떡을 보면 팥을 이용한 떡이 많다. 팥에는 당질이 56%, 단백질이 21%나 함유되어 있고, 비타 민류로 비타민 B1이 많아 쌀에 팥을 섞으면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흰 쌀밥의 결점을 보충해 각기병, 신장병, 심장병 등에 의해 생긴 부기에 아주 좋다.
팥고물시루떡 요리법
멥쌀 10컵 (가루 20 컵), 소금 2큰술, 고물 (붉은팥 4컵, 소금 1큰술, 물 10컵)
1. 멥쌀을 3~4회 깨끗이 씻어 일어서 물에 12시간 정 도 담갔다가 건진 후, 소금을 넣고 빻아 체에 내려 고운 가루를 만든다(수분이 부족하면 물을 뿌려 손으 로 고루 비빈 후 체에 한 번 더 내린다).
2. 팥은 물을 붓고 삶아 한소끔 끓으면 그 물을 버리고, 다시 팥의 2.5~3배 정도의 찬물을 부어 팥이 무를 때까지 삶는다. 팥이 거의 익으면 물을 따라 내고 낮 은 불에서 뜸을 들인 후, 소금을 넣고 절구에 대강 찧어 고물을 만든다.
3. 시루에 시루밑을 깔고 팥고물을 뿌린 다음, 멥쌀가루 를 3~4cm 두께의 수평으로 편편하게 안치고, 계속 팥고물과 멥쌀가루를 번갈아 켜켜로 안쳐 솥 위에 올 린 후, 밀가루로 반죽한 시룻번을 붙인다.
4. 베보자기를 물에 적셔 시루 위를 덮고 센 불에서 찌 다가 김이 오르면 15분 정도 더 쪄낸다.
📌알아야할 사항
팥을 삶을 때 먼저 팥 속의 사포닌을 제거하기 위해 서 한소끔 끓으면 그 물을 버리고, 찬물을 넣어 다 시 팥이 익도록 삶는다. 팥이 너무 무르지 않도록 해야 하며, 뜸을 들일 때는 밑이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짚으로 엮어 만든 시루밑이 없을 때에는 한지를 오려서 기름을 발라 사용해도 좋고, 얇게 썬 무로 시루구멍을 막아도 된다.
쌀가루를 물에 내린 후 손으로 꽉 쥐어 흔들어 보아 부서지지 않을 정도면 알맞은 수분농도다. 켜의 두 께가 일정해야 보기 좋으므로, 떡가루의 분량을 미 리 똑같이 나누어 놓는다. 솥 안에 물은 적당히 넣고 시루 꼭지를 잘 잡아 기 울어지지 않게 하여 떡시루를 솥에 잘 안친다.
떡은 센 불에서 찌는데 불길이 골고루 솥 밑에 닿도 록 해야 김이 고루 올라 떡이 잘 쪄지며, 김이 나오 는 때부터 작은 시루는 15분, 큰 시루는 30분이면 떡이 잘 쪄진다.
물호박떡에 대한 유래
물호박떡은 쌀가루에 늙은호박을 넣고 거피팥고 물을 덮고 반복하여 켜를 놓아 쪄낸 떡으로, 물호박 의 수분과 멥쌀가루가 촉촉하게 어우러져 호박 특유 의 은은한 향기와 신선하고 달콤한 맛이 진하다.
1938년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에 물호박떡과 호 박찰떡이 나오는데, “물호박떡은 늙은 호박을 얇게 썰어서 설탕을 섞어 쌀가루에 버무린다. 이것은 팥 고물로 켜를 하여 시루에 안쳐 쪄내는 시루떡이고, 호박찰떡은 찹쌀가루에 호박고지를 한치 길이로 잘 라서 가루에 섞고, 검은 밤콩으로 켜를 하여 고물을 많이 넣고 시루에 얹어 쪄낸 것이다.”고 하였다.
물호박떡은 팥고물로 켜를 한 것에 반해 호박찰 떡은 밤콩을 켜로 한 것이 다르다. 1943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청둥호박 을 얇게 썰어서 떡가루에 섞어 가지고 팥을 두되, 설탕이나 대추를 많이 두라. 호박을 썰어 볕에다가 대강 말리면 호박이 더욱 단맛이 나느니라. 호박오가리로 하려면 물에 불려서 한치 길이로 썰어 떡가 루에 섞으되 켜를 두껍게 할지니라.”고 하였다.
청둥호박이란 늙은 호박으로 겨울철에 많이 먹는다. "동지에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옛날부터 호박이 건강식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늙은 호박은 과채류 중에서도 녹말 함량이 가장 많고, 감자·고구마 · 콩에 이어 칼로리가 높다.
노랗게 잘 익은 호박은 카로틴의 함유량이 많아져서 체내에서 비타민 A로 흡수되며, 약간의 비타민 B, C를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 급원으로 매우 중요한 식품이다. 호박을 먹으면 호흡기가 튼튼해져 호흡기 질환에 저항력이 생기고, 부종을 치료해 주는 이뇨제가 함유되어 있어, 임산부와 신장질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고 한다.
호박씨에는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머리를 좋게 하고 암세포가 커 지는 것을 막아 주는 프로테아제의 일종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물호박떡 만드는 법
멥쌀 10컵 (가루 20컵), 소금 2큰술, 설탕물 (설탕 1컵, 물2⁄3컵), 청둥호박 2kg, 소금 1⁄2큰술, 설탕 2컵, 고물 (거피팥 4컵, 소금 1큰술)
1. 멥쌀을 깨끗이 씻어 일어서 물에 8~12시간 정도 담갔다 건진 다 음, 소금을 넣고 빻아 체에 내려 고운 가루를 만든다. 설탕물을 끓여 식혔다가 가루에 섞어 손으로 비빈 후, 다시 한 번 체에 내린다.
2. 청둥호박은 속을 긁어내고 껍질을 벗겨 길이 4cm, 폭 2cm의 크 기로 썰고 2일간 별에 널어 꾸덕꾸덕하게 물기를 말린다.
3. 거피팥은 3~4시간 물에 불려 여러 번 문질러 닦아 껍질을 벗기 고 깨끗이 씻어 껍질과 잡물을 모두 제거한 다음, 찜통에 쪄서 소금을 넣고 어레미에 내려 거피팥고물을 준비한다.
4. 준비한 호박에 소금과 설탕을 넣어 고루 섞은 다음, 쌀가루와 잘 버무려 물기가 생기기 전에 바로 안치도록 한다.
5. 시루에 시루밑을 깔고 거피팥고물을 고루 편 후 준비한 떡가루를 안치고, 다시 거피팥고물을 덮고 반복하여 켜를 놓아 솥 위에 올 려 시룻번을 붙이고, 젖은 베보자기를 시루 위에 덮어 센 불에서 찌다가 김이 오르면 약 15~20분 정도 더 쪄낸다.
📌알아야할 사항
거피팥고물을 만들 때 물에 불린 팥을 보리쌀 씻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야 물이 빠지고 거피팥고물이 뽀얗다. 호박을 설탕에 미리 절여 두면 물이 생겨 질어지므로 버무려서 바로 찌는 것이 좋다.
떡이 질 때에는 주걱으로 떠서 팥고물을 골고루 묻혀 합에 담아 내기도 하며,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노랗게 익은 호박의 속을 파내고 썬 다음, 멥쌀가루와 섞어서 찌는 시루떡의 일종으로, 추석 무렵부터 겨울철에 많이 해 먹는다. 늙은호박을 길게 켜서 가을서리를 맞쳐가며 말려서 호박고지 시루떡을 해 먹기도 한다.
팥고물시루떡과 물호박떡 만들고 난 후기
생일이 되면 항상 엄마께서 해주셨던 떡이 바로 팥고물시루떡이었다. 팥고물을 뜸쁙 올려서 포슬포슬하게 쪄낸 팥고물시루떡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밥 대신으로 먹어도 정말 좋았다.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그 맛을 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추억의 음식이 된 팥고물시루떡이 그리워진다.
팥고물시루떡 요리법 및 물호박떡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